연방법원 낙태약 판결 혼란
미국 사회가 경구용 낙태약 사용과 관련한 연방법원의 엇갈린 결정을 놓고 분열되고 있다.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한 데 이어, 이번엔 낙태약 승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9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텍사스주 연방법원은 지난 7일 시판되는 사실상 유일한 경구용 낙태약(임신중절약)인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연방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다. 다만 FDA에 긴급 항고 기회를 주기 위해 이 결정의 법적 효력은 7일 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워싱턴주 연방법원은 정반대 결정을 내렸다. 워싱턴주 연방법원은 법원은 17개 주가 제기한 별도 소송에서 ‘FDA는 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사용 승인을 변경하지 않아야 한다’고 결정했다. CNN 방송 등은 양측의 결정을 놓고 작년 6월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취소하는 판결을 한 이후 낙태와 관련해 내려진 가장 중요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법무부는 즉각 항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잇따라 성명서를 내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텍사스주 연방법원) 결정은 여성의 자유를 박탈하고 건강을 위협하는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법원의 결정을 뒤집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는 “이번 판결은 의약을 정치화하는 새로운 장을 열었다”며 충격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뉴욕주에서는 현재 낙태 치료가 가능하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주민들을 안심시켰다. 척 슈머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뉴욕)는 텍사스 판결에 대해 “끔찍하고 극단적이며 전례 없는 결정”이라고 비난했으며,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뉴욕시 공립 병원에선 이미 작년에 2000건 이상의 약물 낙태를 지원했다”며 텍사스주 연방법원 판결에 맞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공화당 주요 인사들은 이 판결에 대해 대부분 침묵하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만이 텍사스주 판결을 환영했다. 김은별 기자연방법원 낙태약 연방법원 낙태약 텍사스주 연방법원 워싱턴주 연방법원